부강테크, 水처리 원천기술로 승부수 미국 하수처리 시장서 돌풍

 

부강테크의 주력 하수처리 기술이 적용된 서울시 중랑물재생센터 모습. 부강테크

세계 물 산업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은 수(水)처리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다. 100년 전부터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기술혁신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100년 전 지은 하수처리장이 아직도 가동 중일 정도로 노후화가 심해 최근 하수처리장 개선사업이 가장 활발한 국가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물산업 시장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대기업의 러브콜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이 회사를 통하지 않으면 한국 대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정도다. 국내 대표 수처리기업 부강테크 얘기다.

1998년 설립된 부강테크는 현재 하수 슬러지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 처리에 필요한 슬러지 감량(열가수분해), 고농도질소 폐수처리(아나목스), 바이오가스 생산 등 3대 기술력을 모두 보유한 회사가 됐다. 창업 초기 대기업과 외국 기업이 차지한 일반 하수 처리 시장 대신 틈새시장인 가축분뇨 처리 시장에서 기업 토대를 다진 부강테크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겠다는 '역발상' 전략을 꺼내 들었다. 첫 해외 진출지는 중국이었다. 김동우 부강테크 대표는 "대형 건설사가 주도하는 국내 시장은 시장 규모가 협소하고 수익을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이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었다"며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이를 다시 역으로 한국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전략을 실행에 옮긴 첫 결실이 중국 취푸시의 하수처리장 수주였다"고 설명했다.

부강테크 김동우 대표

부강테크는 중국 수출을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최고의 기술과 인재풀을 가진 세계 최대 환경시장에서 제대로 기반을 닦아 남미와 유럽, 아시아로 뻗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8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자회사 투모로우워터(Tomorrow Water)를 설립했다. 초창기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현지 실적은커녕 네트워크도 전무했던 한국의 중소기업이 뚫고 들어가기엔 미국 시장 진입장벽은 매우 높았다. 김 대표는 "미국 환경시장은 사업 환경이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기술 적용에 보수적이고 기술을 채택하는 절차도 복잡했다"며 "50개주마다 환경법규가 모두 다르고 관련 분야 전문가 네트워크도 매우 강해 외국 기업이 적응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원천기술 확보에 승부수를 던지고 묵묵히 전진한 결과 미국 진출 7년 만인 2015년 마침내 '캘리포니아 타이틀 22(Title 22)' 인증을 획득했다. Title 22는 미국 대부분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수처리 관련 사업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인증이다. Title 22를 갖춘 투모로우워터는 2017년 LA 하이페리온 하수처리장에서 세계적 엔지니어링사인 블랙앤드비치(Black&Veatch)와 함께 고농도 질소 폐수처리 기술인 '아나목스'를 적용하는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제 부강테크는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폐수처리장 인허가부터 설계·시공·운영관리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한국 기업이 됐다.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문의가 쇄도하는 배경이다.

양현호 기자

 

관련기사보기>>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business/10749381

 
언론소식21 b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