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에서 시련을 이기고 세계로 향하다

 

  • 프로젝트명: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1차 시설 현대화 사업

  • 적용기술:BBF-F, BBF-NDN, BBF-N

  • 사업기간: 2008.12~2018.5


크리스마스 이브의 선물

2008년 12월 24일, 우리는 0.3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서울 중랑 물재생센터 1차 현대화 사업의 공법사로 선정됐습니다. 중랑 물재생센터는 외국자본과 기술로 지어진 국내 1호 하수처리장입니다. 노후한 하수처리장의 일일 처리 용량 159만 톤 가운데 25만 톤의 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그 위에 물 순환 테마파크와 하수도 과학관을 조성하는 사업은 우리에게는 부강의 토종 원천기술을 세계 최대 규모로 적용하는 창사 이래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였습니다. 

2018년 5월, 중랑 물재생센터는 기존 혐오시설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공원 이미지로 변신하며 차세대 하수처리장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랑의 변신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 BBF 기술 기반의 Proteus공법은 세계 최초로 기존 공법 대비 65% 이상의 부지 절감을 실증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글로벌 환경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서울 중랑물재생센터 전경

서울 중랑물재생센터 전경

 

환경기업의 기본을 지키자
– 무모한(?) 도전

중랑 물재생센터 1차 현대화 사업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맞붙었습니다. 두 건설사 모두 최초 설계 때는 해외 기술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제안서 제출 한 달을 앞두고 유로화가 급등하면서 GS건설은 국산기술로 눈을 돌렸고 우리는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우리는 GS 건설의 설계가 베올리아의 생물 막 여과 기술을 토대로 이뤄진 상황에서 큰 변화 없이 여재만 바꾸기로 하고 제안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준비 기간이 턱없이 짧았기 때문입니다.

베올리아 공법은 암모니아성 질소 규제 없이 총질소만 규제하는 국내 방류수 기준을 만족시키는 수준에서 설계가 이뤄져 있었습니다. 하수 내의 암모니아를 전혀 제거하지 않고 부분 아질산화 후 외부 탄소원을 투입해 탈질하는 방식입니다. 암모니아성 질소는 방류 시 수계 내의 산소를 BOD보다 4.57배 더 소모하게 되어 환경적으로 큰 악영향을 끼치는 탓에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배출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탈질에 필요한 외부 탄소원을 투입하기 위해 해마다 들어가는 세금만 20억 원에 달하는 고운영비 구조도 문제였습니다. 

역세척 수조의 여재

역세척 수조의 여재

역세척 수조의 여재 층

역세척 수조의 여재 층

우리는 고민 끝에 암모니아성 질소를 Zero로 만들어 방류하고 약품 사용량이 최소화되도록 완전 질산화와 유기물을 이용한 탈질방식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결정했습니다. 문제는 여재층을 통과하는 하수량이 2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반응조 사이즈와 여재 투입량이 베올리아 설계보다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제안서 제출기한을 생각할 때 거대한 토목 구조물 변경은 불가능했습니다. 우리는 당시 타사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이던 여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고 언뜻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나섰습니다. 생물 막 여과에서 후발주자인 우리가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 베올리아 같은 선두주자와 경쟁할 수 없다는 절실함, 앞선 프로젝트에서 얻은 결과에 대한 과신, 그리고 사업수주에 대한 욕심이 어우러진 결론이었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시련

축구장 5.5개를 채우고도 남는 막대한 양의 여재를 전량교체하는 고난의 작업

축구장 5.5개를 채우고도 남는 막대한 양의 여재를 전량교체하는 고난의 작업

여재 반출 현장에서의 부강인

여재 반출 현장에서의 부강인

2016년 9월, 공사가 끝나고 시운전을 위해 물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11월, BBF-F 반응조에서 손실 수두의 상승이 나타났습니다. 여재 변형과 공극률 저하로 막힘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우리는 BBF-F 반응조의 여재를 긴급히 교체했습니다. 2017년 1월, 이번에는 BBF-NDN 반응조에서 손실 수두가 상승했습니다. 여재 변형은 크지 않았지만 통수능의 한계로 계획 하수량의 유입이 불가능했습니다. 이어서 BBF-N 반응조에서도 손실 수두 상승이 발생했습니다. 여재 변형은 없었지만 절대적 공극률의 부족으로 막힘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BBF-N 반응조의 손실 수두 감소를 위해 여재 일부를 반출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2017년 2월, 대책회의 후 우리는 서울시에 BBF-F, BBF-NDN, BBF-N 전 반응조에 나타난 통수능의 불량을 보고했습니다. 우리가 찾은 유일한 해결책은 기존 여재를 통수능이 개선된 여재로 모두 교체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십자형 여재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앞둔 상태였습니다. 대전 하수처리장에서 신형 여재의 통수능 성능을 테스트하고 2017년 3월, 다시 중랑에서 실제 유입 하수를 이용한 적용성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전 공정에 N6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7년 4월, 시공사인 GS건설과 우리는 각자 책임을 나누고 전체적인 시설 개선에 착수했습니다. GS건설은 펌프장 컬럼 상승을 통한 손실수두 확보, 질산화조 반송수로 변경을 통한 내부반송효율 증가, 질산화조 반송펌프 신설, 그리고 역세척수 저류조의 용량 부족 해결을 위해 총인 역세수의 외부 이송 등을 맡았습니다. 우리는 주말도 잊은 채 약 5개월(4월 17일~9월 1일)에 걸쳐 지하 반응조에서 1m 높이로 쌓았을 때 축구장 5개 반을 덮을 분량의 여재를 교체했습니다. 여재 전량 교체는 현장 직원들의 헌신과 전사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창사 이래 가장 큰 시련이었습니다.

여재 반출 현장

여재 반출 현장

줄지어 있는 반출 여재

줄지어 있는 반출 여재

 

실패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중랑의 시련은 운이 나빠 일어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큰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시행착오를 겪은 정확한 원인과 대응책을 마련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의욕이 앞서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공격적 설계인자를 적용했고, 안전율이 고려되지 않은 설계를 했으며, 사전준비도 부족했다는 반성이 있었습니다. BBF는 생물학적 처리와 물리적 처리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그 기능이 각각 검증되어야 하지만 성능 검증을 소홀히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성능 구현에 적합하지 않은 여재를 사용했습니다. 하/폐수 처리시설은 운영 안정성을 위해 적절한 안전율이 반영되어야 하지만 경제성을 우선한 설계로 안전율이 확보되지 않아 문제 발생 시 원활한 대처가 안됐습니다. 또한 현장중심의 문제해결이 강조되면서 계획된 전 과정을 재검토하는 엔지니어링 과정에 소홀했고 설계 당시 예측 가능했던 문제점을 시공 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현장 파일럿 운영

현장 파일럿 운영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Turn-key 입찰방식의 한계와 공법사의 열악한 지위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는 수익 확보를 위해 경제성을 앞세우는 경향이 있고 적절한 설계 안전율 확보에 소홀하기 쉽습니다. 이 경우 안전율 미확보에 따른 문제 발생 시 공법사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실제 엔지니어링 과정에서 공법사의 권한은 매우 한정되어 있어 책임시공 구현이 어렵습니다. 하/폐수 처리시설은 공정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자재가 적절히 조합되어야 공법사의 기술이 최대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지만 현실은 공법사가 설치 기자재 설계에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이고 문제 발생 시 공법사가 기자재 선정과 설치의 오류를 입증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중랑의 경우에도 지별 유입량 제어, 반송율 증가 등이 성능 확보에 중요한 기능으로 요청되었지만, 해당 설비가 적절히 구현되지 못하면서 여재 교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창사 이래 최고의 성공 자산

일차처리 형상변환여재 파일럿

일차처리 형상변환여재 파일럿

실패가 성공자산인 이유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혁신 과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실패 원인별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여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BBF의 물리적 처리성능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각 여재별 물리적 특성과 성능을 규명하고 정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설계 시 물리적 처리 성능에 대한 검토와 검증을 해 나갈 것입니다. 적절한 안전율의 확보는 중요하나 무조건적인 안전율의 확대는 지나친 경제성 악화로 수주 자체를 좌절하게 할 수 있으므로 운영 조건에 따라 세부적인 최소 안전율 확보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제안 수주 후 설계 과정에서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통해 필요한 경우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적절하게 설계에 반영하고, 시공 전 최종 설계 내용에 대한 집중 검토를 통해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외부적으로는 Turn-key 입찰제도의 개선을 위한 정책 리더십 활동을 강화하고 Turn-key 제도가 합리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공법사로서 반드시 반영해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설계에서 시공에 이르는 엔지니어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법사의 권한을 확대해 갈 것입니다. 우리는 중랑에서 준비 없는 행운은 불행이 될 수 있으며 엔지니어링에 요행수는 없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엔지니어링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사업을 수행하는 우리의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책임정신, BKT 생존의 열쇠

부강의 책임정신이 흐르는 중랑물재생센터

부강의 책임정신이 흐르는 중랑물재생센터

막대한 양의 여재를 교체하느라 매출 200억짜리 사업에 최종적으로 300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12년 흑자 경영이 2년 연속 적자로 반전되면서 부도 위기에 몰릴 만큼 감당하기 힘든 경제적인 손실과 정신적인 고통도 겪었습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사업을 수주했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우리의 노력은 최대가 아니었기에 최대 비용을 지불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해내는 책임감을 보여주었고 실전을 거친 세계 최고의 BBF 기술을 갖게 되었으며, GS건설이라는 소중한 사업 파트너를 얻게 되었습니다.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극복하고 성공의 열매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전 직원이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는 부강 특유의 책임정신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문화입니다. 앞으로 위기는 또 찾아오겠지만 우리는 그때마다 중랑의 교훈을 되새겨 실수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설혹 실수가 있더라도 우리는 이미 이겨낼 수 있다는 소중한 믿음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부강인의 책임정신은 가장 큰 위기였던 중랑에서 빛을 발했고 미래에도 우리 생존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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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F 기술 브로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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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물재생센터 부지집약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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