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오태석 부강테크 리더
오태석 부강테크 리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
안정성·경제성 모두 갖춘 Two-Stage AMX 개발…국내 최초 상용화 주도
부산 녹산하수처리장, AMX 도입 후 연 15억 원 절감·에너지 자립률 10배 향상
올 상반기 미국 현장 적용 확정…‘한국형 AMX’ 세계화 본격 추진
오 태 석 부강테크 리더(AMX Product Owner)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5년 상반기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시상식이 지난 6월 17일 서울 강남 소재 삼정호텔 아도나스홀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은 산업 현장의 기술 혁신을 장려하고 기술자를 우대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매월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에서 각각 엔지니어 1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2025년 6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자로는 중견·중소기업 부문에서 오태석 부강테크 리더가, 대기업 부문에서 기성현 LG전자 책임연구원이 각각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함께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됐다.
글로벌 수처리 전문기업인 부강테크(대표 김동우, www.bkt21.co.kr)의 오태석 리더(AMX Product Owner)는 국내 최초로 아나목스 기반 질소(N) 제거 기술인 AMX의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MX는 부산 녹산하수처리장에 실증 적용돼 전력비 60%, 약품비 99%, 슬러지 처리비 49% 절감이라는 우수한 성과를 입증했으며,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수처리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지는 지난 6월 19일 대전 소재 부강테크 본사에서 오태석 리더를 만나 수상의 의미를 비롯해 기술 개발과 상용화 과정, 현장 운영 성과, 향후 국내외 확산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오태석 리더는 지난 6월 17일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AMX,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성과 인정받아”
Q 먼저,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국내 최초로 AMX 기술 상용화를 이끈 주역으로서, 이번 수상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처음 AMX 기술 개발에 참여했을 때 저는 팀의 막내였습니다. 미생물 소규모 배양부터 대량 배양, 공정 개발, 현장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며 기술이 실제로 운영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해외에서는 가능해도 국내 기술력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설령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현장 적용은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라면 국내에서도 반드시 구현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나아가 ‘한국형 AMX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자’라는 다짐으로 기술 개발에 임했습니다.
이번 수상은 그러한 도전 과정을 함께해 온 동료들을 대신해 제가 대표로 받는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젊은 엔지니어가 국내에 없던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경제·환경성 갖춘 AMX, 전국서 기술 적용 검토 활발”
Q AMX는 어떤 기술이며, 현재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AMX는 혐기성 소화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질소(N) 폐수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처리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기존 질산화·탈질 공정에 비해 송풍 에너지(전력비)는 65%, 외부 탄소원은 100% 절감할 수 있어 전체 운영비를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처리 시설의 부지 면적을 5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토목 공사비까지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 시행과 함께 통합 바이오가스화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AMX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것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질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기존 질산화·탈질 공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운영비 부담이 수익을 초과할 수 있지만, AMX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성과 환경성을 모두 갖춘 AMX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지자체 및 민간사업자들 사이에서 기술 문의 및 적용 검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부강테크 AMX, 운영 효율 향상 및 부지 절감”
Q 기존 공정과 비교해 AMX 기술이 갖는 차별성과 부강테크만의 기술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부강테크의 AMX 기술은 비상 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응과 유지보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의 기존 아나목스 기술은 산소가 필요한 부분아질산화 미생물과 무산소 조건에서만 활성이 유지되는 아나목스 미생물을 하나의 반응조에서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고농도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미생물 활성이 급격히 저하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반응조 전단에 부상분리나 호기조 같은 전처리 설비를 추가하고 있지만, 약품비와 슬러지 처리비 증가로 AMX 본래의 장점인 경제성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부강테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특성의 미생물을 두 개의 반응조로 분리해 운영하는 Two-Stage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부지를 절반으로 줄여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했습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미생물 배양 기술입니다. 아나목스 미생물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초기 식종이 어려워 국내 도입이 지연됐으나,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대전하수처리장에 대량 배양 시설을 구축해 국내 유일의 아나목스 미생물 공급 생태계를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미생물 사멸 등 비상 상황에서도 신속한 공급과 복구가 가능해졌으며, 이는 해외 기술이 따라올 수 없는 부강테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입니다.
“AMX 국내 첫 적용 사례, 『수처리 공학 저널』에 게재”
Q AMX 상용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녹산하수처리장은 첫 실증 현장인 만큼 예기치 못한 변수가 있었습니다. 특히, 유입 폐수 내 황산염(SO42-) 이온 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던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초기 시운전 당시, 인근 녹산산단에서 유입된 폐수의 황산염 이온 농도는 500〜600㎎/L에 달해, 문헌상 아나목스 활성이 50% 이상 저하되는 임계치를 크게 초과했습니다. 실제로 식종한 미생물의 활성이 44%까지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단 저류조의 운영 조건을 조정하고 반응조에 철염을 투입해 황산염 농도를 낮췄습니다. 그 결과, 입찰 안내서에 제시된 총질소(T-N) 제거율 75%와 성능 보증 목표 82%를 넘어서는 84.6%의 제거율을 달성했습니다.
이 실증 결과는 수자원 분야 상위 5%에 해당하는 『수처리 공학 저널(Journal of Water Process Engineering, JWPE)』에 올해 공식 게재됐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의 AMX 첫 적용 사례와 그 문제 해결 과정이 해외 학계로부터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합니다.
“녹산하수처리장, AMX로 연 15억 원 이상 운영비 절약”
Q 실제 운영 결과, 부산시는 어떤 효과를 체감하고 있나요.
녹산하수처리장 소화조 반류수 처리시설은 2023년 5월 준공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부산시는 AMX 도입으로 기존 공정 대비 전력비 60%, 약품비 99%, 슬러지 처리비 49%를 절감해 연간 15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절약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립률도 2022년 3.8%에서 2023년 34.9%로 약 10배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국 하수처리장 평균 자립률(14.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음폐수 등을 통합해 바이오가스 생산을 극대화하고 에너지 절감형 기술인 AMX를 적용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 결과입니다.
현재 이러한 운영 성과가 알려지면서 전국 각 지자체에서 녹산하수처리장의 AMX 시설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견학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부강테크의 AMX가 적용된 부산 녹산하수처리장 소화조 반류수 처리시설 전경.
“현장별 최적화된 AMX 기술 제공해 나갈 것”
Q 다양한 현장에 AMX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다양한 폐수 성상에 적용 가능한 이유와 향후 확산 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MX 기술에 대한 관심은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부터 민간에서도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이 의무화됨에 따라 AMX 수요가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현재 설계사, 시공사, 지자체에서 부산 녹산하수처리장의 AMX 시설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견학 및 도입 요청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대전하수처리장 이전 사업에도 AMX 기술이 적용돼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민간 부문에서도 일부 현장에서 AMX가 도입돼 실시설계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유지관리비 절감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단순한 기술 홍보보다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AMX 기술이 왜 우수한지’, ‘어떤 데이터를 통해 입증됐는지’를 중심으로 기술 설명회를 열고,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 설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 덕분에 고객들도 기술력을 신뢰하고 도입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데이터와 실증 기반 기술 세미나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이어가고, 다양한 현장별 여건에 맞는 최적의 AMX 기술을 제공해 나갈 계획입니다.
“GWI, ‘세계 10대 아나목스 기술’로 AMX 선정”
Q 글로벌 시장 진출 사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강테크의 AMX 기술은 국내를 넘어 해외 현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서부의 LA 하이페리온 하수처리장에서는 2017년부터 Sidestream과 Mainstream을 대상으로 AMX 기술 테스트가 진행됐습니다. 1925년에 건설된 이 시설은 미국을 대표하는 공공 인프라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이곳에서 테스트 기회를 얻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테스트 결과, 높은 총부유물질(TSS) 및 유기물 농도 조건에서도 별도 희석 없이 효과적인 처리가 가능했으며, 기존 부하 농도를 초과하는 질소 처리 성능도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북미 최대 물산업 전시회인 ‘WEFTEC 2020’에서 발표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적인 물산업 조사분석 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는 2021년 부강테크의 AMX를 ‘세계 10대 아나목스 기술’로 선정했습니다. 또한 2021년과 2024년 WEFTEC에서서 주목해야 할 ‘Top 50 논문’으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의 바이오가스 민간기업 퀀텀 오가닉스와 협력해 현장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고, 2025년 상반기 테스트 완료 후 현장 적용이 확정됐습니다. 특히, 이 사례는 미국 내에서 파일럿 테스트와 실시설계를 병행한 보기 드문 사례로, 기술 신뢰도를 바탕으로 사업화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10년 전, ‘한국형 AMX 기술을 세계에 적용해 보자’라고 다짐했던 목표가 이제 미국 동부 현장에서 현실로 이뤄지고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AMX 기술 고도화로 한국형 수처리 기술 세계로 확산”
Q 앞으로의 기술적 목표와 비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부강테크의 AMX 기술은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2020년 특허청 ‘특허기술 대상(세종대왕상)’ 수상, 2023년 국내 최초 상용화에 성공, 한국공학한림원의 ‘2023 산업기술성과 14선’ 선정, GWI가 발표한 ‘세계 10대 아나목스 기술’ 등에 포함되는 등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부강테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나목스 기술의 발원지인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한국형 AMX’를 적용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AMX 기술은 부강테크가 추진하는 지속 가능한 수처리 모델인 ‘Tomorrow Water Project(TWP)’의 핵심 기술이기도 합니다. TWP는 하수처리장, 바이오가스 플랜트, 데이터센터를 통합하는 미래형 수처리 솔루션으로, AMX는 이 통합 공정에서 에너지 자립과 온실가스 감축, 자원화에 기여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결국 현장에서 그 성과가 입증돼야 하며,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AMX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전 세계에 우리나라 수처리 기술의 가능성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워터저널』 2025년 7월호에 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