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미국 시장의 벽을 깨다: Proteus, 북미 수처리 패러다임을 바꾸다
새로운 환경 기술, 특히 해외에서 유입된 기술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인 미국 수처리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독자 기술이 거대한 균열을 내고 있다. 글로벌 물 산업의 허브인 ‘더 워터 카운실(The Water Council, TWC)’이 최근 발표한 멤버 스포트라이트와 심층 케이스 스터디는 BKT의 미국 법인 투모로우 워터(Tomorrow Water)가 일궈낸 독보적인 성과를 담고 있다. 안전과 위생이라는 명목 아래 철옹성 같았던 미국 시장에서 과연 국산 수처리 공법은 어떻게 주류 시장의 심장을 관통했을까.
1. 침전의 상식을 뒤엎은 집약형 기술
전 세계 하수처리 시설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부지 확보'와 '처리 속도'다. 기존의 전통적인 하수처리 공정은 하수가 처리장에 유입되었을 때, 거대한 콘크리트 침전조에 물을 가두고 고형물이 자연적으로 가라앉기를 수 시간 동안 기다리는 방식을 고수해 왔다. 이 방식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토지 비용과 인프라 노후화 문제를 수반한다.
BKT가 개발하고 미국 법인 투모로우 워터가 북미 시장에 전개 중인 '프로테우스(Proteus)' 기술은 이 1차 침전 공정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프로테우스는 특허받은 독자적 형태의 플라스틱 여과재를 활용하여, 물리적 여과와 생물학적 처리를 하나의 고속 공정으로 결합했다.
고형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대신 여과재 사이로 하수를 고속 통과시켜 오염 물질을 포착하는 이 공법은 기존 1차 침전조 대비 부지 소요를 최대 4배까지 줄여준다. 동시에 바이오솔리드 제거율은 획기적으로 높여 후속 공정의 부하까지 줄이는 연쇄 효율을 발생시킨다. 이미 대한민국 서울의 중랑물재생센터 등이 프로테우스를 도입해 처리장을 지하화·집약화하고, 상부 공간을 주민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며 그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2. 가장 보수적인 청중을 설득하다
한국에서의 압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문턱은 높았다. 미국 전역의 하수처리 기관들은 수백만 시민의 보건과 직결된 인프라를 통제하기 때문에, 자국 내에서 독립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외국 기술 도입에 극도로 보수적이다.
전환점은 2021년 초에 찾아왔다. TWC와 위스콘신 경제개발공사(WEDC)가 주최한 한국 물 산업 파트너 대상 가상 라운드테이블에서 BKT는 TWC의 '파일럿 프로그램(Pilot Program)'을 접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유망한 수처리 신기술이 미국 현지 인프라에서 실증을 거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게이트웨이였다.
BKT는 철저한 준비 끝에 지원에 성공하며, 미국 하수처리 분야의 혁신 상징인 '밀워키 메트로폴리탄 하수도청(MMSD)'의 사우스 쇼어(South Shore) 수자원 재생 시설에 파일럿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2021년 가을부터 2022년 봄까지 진행된 엄격한 검증 기간 동안, 프로테우스는 집중 호우 시 급격히 유입량이 늘어나는 초기 우수 및 강우 시 하수 처리(Wet Weather Flow) 공정에서 완벽한 안정성을 증명해 냈다.
"더 워터 카운실과의 연결은 우리에게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이들의 협력적인 정신과 수자원 부문에 대한 깊은 이해는 우리의 북미 시장 성공에 핵심적인 발판이 되었습니다." — 모하메드 압델바디(Mohamed Abdelbadie), 투모로우 워터 최고상업책임자(CCO)
3. 20년 처리를 책임질 영구적 유산의 탄생
파일럿의 성공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다. 프로테우스의 압도적인 데이터에 확신을 얻은 MMSD는 이제 기술을 실제 현장 스케일에서 타 기술과 1:1로 직접 비교 평가하는 '풀스케일(Full-scale) 대규모 실증 테스트'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MMSD의 정밀 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단일 처리장에 이 집약형 혁신 기술을 전면 도입할 경우 향후 20년간 수백만 달러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 에너지 회수율(바이오가스 생산)은 극대화되는 반면 화학물질 사용량은 획기적으로 줄고, 기후 변화로 잦아진 집중 호우 시의 하수 범람이나 지하수 역류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MMSD가 이번 실증 테스트를 위해 단순히 임시 테스트베드를 짓는 대신, 아예 자사 부지 내에 '영구 연구개발(R&D) 시설'을 건립하기로 확정했다는 사실이다. BKT의 파일럿 프로젝트가 미국 대형 정부 기관으로 하여금 지역 수처리 인프라의 미래를 바꿀 영구적인 연구 시설 투자까지 이끌어낸 셈이다. 이 신설 R&D 센터는 2026년 가을 착공을 거쳐 2028년 초 본격적인 비교 가동을 앞두고 있다.
4. 밀워키를 넘어 북미 대륙 전체로
미국 하수처리의 역사적 요람인 밀워키 MMSD가 보증한 레퍼런스는 북미 수처리 시장에서 거대한 신뢰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BKT는 이 강력한 모멘텀을 타고 북미 시장 확장에 전례 없는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미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파일럿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현재는 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와 캐나다 퀘벡 주에서도 대형 파일럿 프로그램을 활발히 가동하며 국경을 넘어 영향력을 거침없이 넓히고 있다.
출처 : https://thewatercouncil.com/insights/critical-connection-helps-tomorrow-water-g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