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폐수 환경규제를 반영한 생태 독성 관리


 

이차전지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공정 중 발생하는 고농도 ‘염 폐수’ 관리가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기존 물벼룩 시험법은 염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산업계와 규제 사이의 간극을 넓혀왔다. 2025년 3월, 환경부가 ‘윤충류(Brachionus plicatilis)’ 시험법을 공식 도입하며 과학적 독성 평가의 길이 열렸다. 충남대학교 최영균 교수의 기고를 통해 윤충류 활용의 신뢰성과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3D-HT)를 활용한 정밀 분석 결과를 살펴보고,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합리적 규제 방향을 제시한다.

-최영균 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1. 서론: 배터리 강국의 이면, 고농도 염 폐수의 역습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 이차전지 산업은 국가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양극재 제조 등 핵심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염폐수는 환경 관리의 새로운 난제로 떠올랐다. 특히 이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공침반응 직후의 초기 세척수나 리튬 회수 단계의 여액 등)에 포함된 5~15%(w/w)1,2의 고농도 황산나트륨(Na2SO4)은 생태독성 시험 생물에게 극도의 민감도를 보일 것이 확실하고, 이는 산업계와 환경 규제 사이의 간극을 크게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규제 준수'를 넘어, 실제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합리적인 관리 기준을 정립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본고에서는 최근 환경 규제 변화와 그 대안으로 떠오른 해양 생물종 '윤충류(Brachionus plicatilis)'를 활용한 독성 평가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한다.

2. 생태독성 관리 체계와 '염인정제도'의 도입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방류수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생태독성 관리 제도를 도입했고 물벼룩(Daphnia magna)을 활용한 종합 독성 평가 결과를 TU(Toxicity Unit)로 제시해왔다. 하지만 담수종인 물벼룩(Daphnia magna)은 염분 농도에 매우 취약하다. 이차전지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황산나트륨은 수생태계에 직접적인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하지 않더라도, 오직 '염 농도'만으로 물벼룩을 사멸시킨다. 이는 곧 기업의 과도한 폐수 처리 비용 부담과 행정 처분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염인정제도'를 운영 중이다. 폐수의 독성이 오직 염(Salt) 성분에 기인할 경우, 해양 생물종을 이용한 추가 시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제도다. 2025년 3월 환경부는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하여 기존에 제한적이었던 해양 생물종 독성 시험법에 '윤충류(Brachionus plicatilis)'를 공식 포함하는 규제 개선을 단행했다.3 이는 고염 폐수를 배출하는 이차전지 기업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평가 지표를 제공한다.

3. 왜 윤충류(Brachionus plicatilis)인가?

로티퍼(Rotifer)로 알려진 윤충류는 전 세계 해안과 기수역에 널리 분포하는 미세 생물이다. 이들은 크기가 약 100~300㎛에 불과하지만, 다세포 동물로서 복잡한 기관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담수와 해수를 오가는 환경에 잘 적응하여 비교적 광범위한 염분 조건(10-35 psu)에서 정상적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이러한 윤충류의 환경 적응 특성에 비추어볼 때, 배터리 폐수가 해양으로 배출되는 경우 독성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 생물로서의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윤충류는 휴면란(Cyst) 형태로 보관이 가능하며, 24~48시간 이내에 부화시켜 즉시 시험에 투입할 수 있어 실험적 재현성이 비교적 뛰어나다.

신뢰성 높은 독성 평가를 위해서는 지표생물의 건강도 및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충남대학교 물재이용연구실(지도교수: 최영균)에 따르면, 윤충류는 황산구리(CuSO4)를 이용한 독성반응 QA/QC 실험(ASTM E1440 가이드라인에 따라 LC505 유효범위 30~130 ppb(Cu) 확인)과 중크롬산칼륨(K2Cr2O7)을 이용한 독성반응 QA/QC 실험(ISO 19820 가이드라인에 따라 LC50 유효범위 287~402 ppm (K2Cr2O7) 확인)에서 모두 기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내어 독성평가 실험 생물로서 높은 신뢰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산나트륨 농도 증가에 따른 윤충류 내부 세포 파괴 현상 (3D-HT 촬영)


4. 황산나트륨(Na₂SO₄)에 대한 독성 반응 심층 분석

황산나트륨 농도에 따른 윤충류의 치사율(급성독성)과 증식 억제율(만성독성)을 정밀 측정했다. 2세대 유·무성 생식을 거친 윤충류를 황산나트륨에 24시간 노출시킨 뒤 확인한 급성독성지표(LC50)는 황산나트륨 기준 42~46g/L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한 윤충류를 황산나트륨에 72시간 먹이와 함께 노출시킨 뒤 개체수 변화를 근거로 확인한 아급성독성지표(EC506)는 황산나트륨 기준 9~25g/L로 나타났다. LC50은 윤충류의 물리적 거동을 확인하여 초기 개체수 대비 사멸된 것으로 보이는 개체수의 비율을 토대로 도출되는 지표인 반면, EC50은 황산나트륨 농도 증가와 같은 외부 환경 변화가 윤충류의 생식활동에 영향을 주어 개체수 증가가 둔화되는 비율을 바탕으로 도출되는 지표이다. 즉, LC50은 분석자의 판단이 결과에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높은 반면, EC50은 분석자의 능력에 상관없이 재현성이 높은 결과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LC50과 EC50의 차이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LC50을 기반으로 한 윤충류의 독성평가가 가지는 한계점을 고려할 때, 윤충류에 대한 생태독성 평가에는 LC50 및 EC50을 동시에 고려한 지표가 활용되어야 한다.

단순한 생존 여부를 넘어, 고농도 염이 윤충류 내부에 어떤 세포조직학적 타격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3차원 홀로토모그래피(3D-HT)' 기술을 활용하였다. TUNEL 형광 염색 시약을 이용하여 홀로토모그래피로 사멸된 세포를 관찰한 결과(그림에서 붉게 염색된 부분) 소화기관과 생식기관이 황산나트륨 농도 증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5. 정책적 제언 및 결론: 기술과 규제의 동행

이차전지 폐수 관리는 단순히 '염인정'을 받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윤충류와 같은 해양 생물종을 활용한 독성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실제 방류수역의 환경 용량을 고려한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고염 폐수 내에 존재할 수 있는 미량의 중금속이나 리튬 성분이 염과 결합하여 나타내는 '상승작용(Synergy effect)'에 대해서도 윤충류 등의 지표생물을 활용한 정밀 모니터링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그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환경 관리가 부실하다면 '그린 모빌리티'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윤충류를 활용한 생태독성 평가는 산업계에는 규제 대응의 합리성을 제공하고, 환경 당국에는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정밀한 잣대를 제공한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유연한 환경 규제가 정착될 때, 비로소 한국의 이차전지 산업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초격차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1 Kuldeep et al., Bipolar Membrane Electrodialysis for Sulfate Recycling in the Metallurgical Industries, membranes, 11(9), 2021.

2 Heponiemi et al., Use of Waste Sodium Sulfate from Battery Chemical Production in the Preparation of Alkali-Activated Materials, ACS Sustainable Resource Management, 1(7), 2024.

3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별표 13) 염인정 관련 고시: 수질오염공정시험 기준에 윤충류 신설, 2025. 03.

4 Snell et al., Body size variation among strains of the rotifer Brachionus plicatilis, Aquaculture, 37(4), 359-367, 1984

5 LC50: Lethal Concentration 50%, 반수치사농도

6 EC50: Effective Concentration 50%, 반수영향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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