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아를 이용한 CMP 슬러리
미세공정 시대, CMP 소재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가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고집적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는 더 이상 단순한 ‘평탄화 공정’이 아닙니다. 소자 성능과 수율, 그리고 후공정 안정성까지 좌우하는 핵심 공정으로 자리 잡았고, 그 중심에는 CMP 슬러리 소재의 변화가 있습니다. 최근 CMP 업계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세리아(Ceria, CeO₂) 기반 CMP 슬러리입니다. 기존 실리카(SiO₂) 슬러리가 주류를 이루던 시장에서, 왜 세리아가 다시 선택되고 있는지 그 배경과 기술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리카 슬러리의 한계, 그리고 전환의 시작
기존 실리카 기반 CMP 슬러리는 공정 안정성과 비용 측면에서 오랜 기간 표준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공정 노드가 10nm 이하로 내려가고, 다층 배선 구조와 Low-k 절연막이 보편화되면서 한계가 분명해졌습니다.
산화막과 질화막 간 선택비 제어의 어려움
미세 패턴에서 발생하는 스크래치·디싱·에로전
높은 기계적 압력에 따른 소자 손상 리스크
후세정 공정 부담 증가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슬러리 조성 변경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고, 결국 연마 메커니즘 자체가 다른 소재가 필요해졌습니다. 이 지점에서 다시 떠오른 대안이 바로 세리아입니다.
세리아 CMP 슬러리의 핵심은 ‘화학적 연마’
세리아 CMP 슬러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연마 방식에 있습니다. 실리카가 주로 기계적 마찰에 의존하는 반면, 세리아는 화학적 반응과 기계적 작용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를 가집니다.
세리아는 Ce³⁺와 Ce⁴⁺ 사이의 산화·환원 특성을 통해 산화막 표면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며, 이 과정에서 비교적 낮은 압력에서도 안정적인 제거율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낮은 다운포스에서도 균일한 CMP 가능, 스크래치 발생 빈도 감소, 패턴 손상 최소화 라는 장점을 동시에 가져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세리아 슬러리는 STI(Shallow Trench Isolation), BEOL CMP, 그리고 Low-k 절연막 공정 등 고난도 공정에서 점차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실제 적용 사례로 본 세리아 슬러리의 역할
STI CMP 공정에서는 산화막을 제거하면서도 질화막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세리아 슬러리는 산화막에 대한 반응성이 높고 질화막과의 선택비 제어가 용이해, 미세 패턴에서도 균일한 결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선단 공정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실리카에서 세리아로의 전환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Logic·Memory 공정의 BEOL 단계에서는 Low-k 소재 손상이 수율 저하로 직결되는데, 세리아 슬러리는 저압 CMP가 가능해 이러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대면적 유리 기판 CMP에 세리아 슬러리가 적용되며, 미세 스크래치 감소와 후세정 공정 단순화라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최근 기술 동향: ‘고성능’에서 ‘정밀 제어’로
최근 세리아 CMP 슬러리 기술의 흐름은 단순한 제거율 향상을 넘어, 정밀 제어와 공정 친화성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첫째, 나노 세리아(Nano-Ceria) 기술입니다. 입자 크기를 수십 나노미터 수준으로 제어해, 기존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결함 발생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둘째, 입자 표면 개질 기술입니다. 세리아 입자 표면을 유기물이나 폴리머로 처리해 응집을 방지하고, 장시간 공정에서도 슬러리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합니다.
셋째, 저농도·저케미컬 슬러리로 슬러리 내 세리아 사용량과 화학약품 투입을 최소화해, 공정 비용 절감은 물론 폐수 발생량 자체를 줄이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공정 이후의 새로운 과제: CMP 폐수와 세리아 입자
세리아 CMP 슬러리는 공정 성능을 크게 개선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바로 CMP 폐수 내 미세 세리아 입자 관리 문제입니다.
나노 단위의 세리아 입자는 침전과 응집이 쉽지 않아 기존 화학 응집 기반 폐수처리 공정만으로는 제거 효율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형물 재부상, 슬러지 관리 부담 증가, 처리 비용 상승 등의 문제가 함께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CMP 슬러리는 더 이상 ‘공정 소재’에만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공정 설계 – 폐수처리 – 자원 회수까지 연결된 통합 기술 과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CMP 슬러리, 이제는 공정 밖을 봐야 할 때
세리아 CMP 슬러리는 분명 공정 성능 측면에서 중요한 진화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미세화된 공정이 새로운 형태의 폐수를 만들어내는 만큼, 공정 이후의 물 관리와 처리 기술 역시 함께 진화해야 합니다.
CMP 성능 향상만큼이나,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물과 고형물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이 질문이 앞으로 CMP 공정과 환경 기술을 잇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