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와 보상에서 육성으로

 

대부분의 경영자는 능력 있고(Competent) 신뢰할 만한(Credible) 사람을 찾습니다.
2C로 불리는 이 두 가지 항목은 20년 이상 우리 회사의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2C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의 성공에 이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판단하는 것이 인사평가의 핵심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보통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 간의 성과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저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짐을 다른 사람이 무기한 지도록 하는 것을 매우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통상 이는 식구들의 근속년수와는 무관하다는 것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한편 모든 사람은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보다 장점에 초점을 맞춘 직무 설계는 회사가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입니다.

사람은 통상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갖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일치하는 경우엔 모두가 행복할 수 있지만 좋아하지도, 잘 하지도 못하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서로가 불행한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에 이에 대한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도 있고…

인사제도를 평가와 보상에서 육성으로 전환해 보려는 욕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주력인 엔지니어들은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지식이 쌓이는데 정년을 두는 것이 합당치 않아 보여 정년과 직급제도를 폐지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따라서 식구들 특성에 맞는 경력 사다리를 만들어 회사의 성공과 개인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장기 근속자가 많은 것이 우리 회사의 문화이자 자긍심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입사한 젊은 식구들의 이직이 심한 것을 보며 문제점을 찾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가 인사를 다루는 데 있어서 미래의 자원보다는 오늘의 자원에 너무 편향적으로 집중해 왔던 것은 아닐까? 아울러, 미국과 한국, 베트남의 인적자원 활용방안과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업의 모든 것이라면 경영에서 이 보다 중요한 것이 없을 것인데 온전히 시간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식구들이 은퇴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회한과 후회보다는 그 곳에 있어서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는 그런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소중한 청춘을 바친 것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자 예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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